[투쟁결의문]


빈곤과 불평등의 도시를 고발한다, 빈곤을 철폐하자!

 

다가오는 1017일은 전세계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빈부격차와 불평등 해결을 위해 UN이 정한 세계빈곤퇴치의 날이다. 그러나 빈곤은 국제기구의 한시적인 구호나 원조로 퇴치되는 것이 아니다. 불평등과 빈곤을 심화시키는 사회 구조에 맞서 가난한 이들이 함께 힘을 모아 싸울 때 빈곤을 철폐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빈곤과 불평등이 만연한 이 사회를 고발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한국에서 14년째 공시지가가 가장 비싼 명동의 땅은 한 평에 283백만원이다.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매일 8시간씩 하루도 쉬지 않고, 한 푼도 쓰지 않고 꼬박 15년을 일해야 모을 수 있는 금액이다. 노동자들은 그들의 노동을 덤핑처리 당해 저임금에 고통 받고, 초과노동에 시달리며 과로사까지 하지만, 가만히 있는 땅은 금칠이라도 한냥 수십, 수백억으로 가격이 올라가는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더욱 가혹하게 다가온다. 가족 중 아픈 사람이라도 생기면 의료비 부담으로 가난해지고, 아파서 일을 하지 못해 또 가난해진다. 자신의 집을, 가게를 소유하지 못한 이들은 소유하지 못한 죄로 높은 임차료에 고통 받고, 언제든 나가라고 하면 쫓겨나야하는 상황에 놓인다. 이렇게 쫓겨난 이들이 거리에 나가 좌판이라도 펼치거나, 잠을 청하면 거리미화’, ‘공공질서라는 이름으로 거리에서마저 쫓겨난다.

 

우리는 빈곤과 불평등으로 인해 쫓겨나고, 아프고, 죽어간 이들의 이웃이며, 당사자들이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빈곤과 불평등에 고통 받지 않기 위해 이 사회를 평등한 사회로 바꾸는 싸움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세상을 바꾼 승리의 경험을 갖고 있다. 지난 겨울 광화문광장에 모인 촛불의 힘으로 절대 쓰러트리지 못할 것 같던 권력자들을 그 자리에서 끌어내린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가난한 이들이 힘을 모으면 빈곤을 철폐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가 바라는 평등한 사회는 누구나 283백만원의 땅 한 평을 가질 수 있는 사회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가장 비싼 땅 한 평이 아니라 평등한 한 평의 땅이며, 이 평등한 한 평을 한 평 두 평 늘리는 것이 우리 싸움의 목표이다. 가난하다고 차별받거나 배제당하지 않는 사회, 소수자라는 이유로 배제당하고 빈곤과 불평등에 노출되지 않는 사회,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 땅을 소유하지 않아도 쫓겨나지 않는 사회, 아프면 치료받을 수 있는 사회 평등한 사회이다. 빈곤을 철폐하고 평등한 세상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을 이 자리에서 선포한다.

 

 

-빈곤과 불평등의 도시를 고발한다!

-빈곤 사각지대를 방치하는 사회를 고발한다!

-누구도 배제당하지 않는 세상, 빈곤을 철폐하자!

 

20171014

 

2017 1017 빈곤철폐의 날 투쟁대회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