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포이동266번지(재건마을)에 대한 강남구청의 강제철거를 규탄한다!

 

 

 

 

오늘은 포이동 화재가 발생한지 두달이 된 날이다. 수십년 살았던 내 터전을 지키기 위한 고달픈 일상이 61일째 되던 오늘, 몸이 안좋은 할머니 할아버지의 숙소와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이 무너졌다. 강남구청 직원 60명과 강남구청이 고용한 용역깡패 80명에 의해 새벽 4시 30분 일어난 일이다. 어두운 새벽 몰려온 마스크의 남자들은 해머를 들고 집을 무너트렸고 이 과정에서 주민3명이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며 한명은 이가 부서지는 부상을 입었다.

 

 

포이동주민들은 지난 9년간 투쟁하며 한가지의 요구를 해왔다. 강제이주 사실을 인정하라는 것과 현재 자리에 살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난 6월 12일 발생한 불운의 화재이후 강남구청은 단 한번도 주민들의 입장에서 실현가능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주민들과의 대화를 앞둔 한시간 전에 주민들과의 한마디 논의도 없이 언론에 '해결책을 마련했다'며 보도자료를 돌리는가 하면 주민들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연대하는 사람들을 '외부세력'으로 지칭하며 이들이 대화를 가로막고 있다고 호도했다. 빨리 임대아파트로 이주하지않으면 큰일 날 것이라고 주민들을 윽박지르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대책을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징징거렸다. 주민들의 경제적, 사회적 상황에 대한 단 한번의 여론조사도 없이 강남구청은 어떻게 그렇게 빨리 대책을 마련할 수 있었는가? 강제이주를 했던 역사처럼 이번에도 이 곳에 있는 사람들을 어디론가 밀어넣고 눈에 안보이기만 하면 이 문제가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렇게 신뢰할 수 없는 태도로 일관했던 강남구청이 두달간 주민들을 방치하는 동안 시민들의 모금과 관심으로 포이동엔 임시숙소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강남구청은 오늘 새벽, 이것을 '불법'이라고 외치며 그간 화재잔재처리도 하지 않던 이 마을에서 새집을 철거해간 것이다.

 

 

지금까지 포이동266번지(재건마을)주민들은 화재가 발생하지 않은 마을 회관과 반파된 집들을 수리하고 마을 마당에 천막을 짓고 생활해 왔다. 수십년 세월동안 작고 허름할지라도 각자의 벽을 갖고 살아왔던 사람들이 벽도 없는 곳에서 공동생활을 한다는 것이 어떤 삶인지에 대해서 상상할 수 있는가? 한번의 바람에도 천막의 지붕이 날아갈까 걱정해야 하고, 비가 오는 날이면 천막에 고이는 물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긴 줄을 이어 샤워실을 이용하고 한창 민감한 나이의 어린이, 청소년들이 한 공간에 모여 살아야했다. 강남구청은 주민들이 겪어야 했던 괴로움에 대해서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불법'을 외치며 폭력을 행사했다. 우리는 이러한 강남구청, 더 나아가 주거의 권리보다 비싼 땅에 대한 소유의 권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권력과 그들이 행사한 폭력에 대해서 강력히 규탄하는 바이다. 강남구청은 하루빨리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책에 대한 대화에 신의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강남구청의 묻지마 행정대집행 규탄한다!

포이동266주민들의 주거권확보를 위한 신의있는 대화에 나서라!

 

 

2011. 8. 12

 

빈곤사회연대

 

공공노조 사회복지지부, 관악주민연대, 광진주민연대, 금융피해자연대 해오름, 노들장애인야간학교, 노숙당사자모임한울타리회, 대학생사람연대, 동자동사랑방, 민주노동당, 민주노동자연대, 민주노총,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반빈곤네트워크(대구), 반빈곤센터(부산), 불교인권위원회, 빈민해방실천연대(민주노점상전국연합․전국철거민연합), 사회당,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공동실천위원회, 사회진보연대, 서울복지시민연대, 성공회나눔의집협의회,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여성공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빈민연합(빈민해방철거민연합‧전국노점상총연합),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학생행진,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 주거권실현을위한국민연합, 주거권실현을위한비닐하우스주민연합, 중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진보신당,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천주교인권위원회, 최옥란열사추모사업회,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빈곤문제연구소, 향린교회, 현장실천사회변혁노동자전선, 홈리스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