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용산구청은 화재 피해 쪽방 주민들의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

 

지난 1월 27일 오전 용산구 갈월동에 소재한 모델하우스에 대형화재가 발생하여, 40분 만에 2000㎡에 달하는 모델하우스 건물이 전소되었다. 비어있던 모델하우스라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1년 전 참사의 기억이 가시지 않은 용산에서 발생한 또 한 번의 연초 대형화재라,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그러나 화재로 인한 피해는 모델하우스 전소에만 있지 않았다. 모델하우스에 인접한 쪽방 건물들에 불이 옮겨 붙어 주민 70 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쪽방마다 크고 작은 피해들을 입었지만, 화재 발생 보름이 다 되어가는 오늘까지, 피해를 입은 쪽방 주민들에게 아무런 대책도 마련되지 않아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사건 당일 주민들은 인근 경로당에 긴급 대피하였고, 1월 29일 구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였으나, 오히려 갈월동 동사무소 측은 경로당은 긴급재난 대피처가 아니라며, 경로당의 요구대로 집으로 돌아가라며 외면하여, 3일 만에 피해흔적이 그대로인 위험한 쪽방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용산구청은 오늘까지도 주민들의 대책마련 민원에 대해, 조금만 더 기다려 보라며 하루하루를 불안에 떨고 있는 주민들을 기만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공사인 삼성, 대림, GS, 현대산업개발의 용역을 맡아, 모델하우스에 상주하고 있던 건설사 용역업체는 피해보상 및 사고 복구를 요구하는 주민들에게, “자신들도 피해자다”라며 책임질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불 탄 모델하우스는 왕십리뉴타운지역에 세워질 아파트의 모델하우스였다고 한다. 왕십리는 85%에 달하는 세입자들이 살던 곳으로, 최근 16가구만이 순환용주택으로 이주했을 뿐 대부분은 몇 푼의 보상금에 쫓겨나야만 했던 곳이다. 최후의 주거지인 쪽방 주민들마저 피해를 입은 이번 화재 사고로 원주민을 내쫓고 화려함만 추구하는 뉴타운의 일그러진 실상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용산구청장은 피해 주민들을 위한 긴급 대책 및 주거대책을 즉각 마련하라!

당장 하루하루를 불안해하는 피해주민들의 대책마련은 시급한 과제이다. 화재의 원인이 어디에 있건, 이로 인한 피해에 대한 책임은 시공사와 구청에 있다. 가뜩이나 노후하고 열악한 주거지인 갈월동 쪽방에 대한 화재피해 대책을 더 이상 방치했다가는, 또 다른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용산구청은 또 다른 피해를 야기한 주범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당장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당장 성실한 대책마련에 나서지 않는다면, 주민당사자를 비롯하여 각계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용산구청의 주민무시, 책임방기 행태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하나, 용산구청은 화재피해 쪽방 건물에 대한 보수, 복구 작업을 즉각 시행하라.

하나. 용산구청과 시공사는 화재피해 주민들의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즉각 보상하라.

하나, 용산구청은 쪽방 주민들의 주거환경개선 및 주거지원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

 

2010년 2월 9일 ‘용산구 갈월동 모델하우스 화재피해 쪽방 주민 대책촉구 기자회견’ 참가가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