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의 연대로 1%의 탐욕을 넘자!



우리는 빈곤철폐의 날을 기념하고 투쟁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오늘 10월 15일은 월가에 시작된 신자유주의와 금융자본에 저항하는 운동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날이기도 하다. “우리가 99%다! 1%의 탐욕을 멈추자!”라는 월가 시위대의 외침은 빈곤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우리의 요구와 같다.


우리는 30년간 전 세계를 지배한 신자유주의가 무너지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그러나 자본가와 보수 정치인들은 체제의 위기를 이용해 또 다시 자신의 배만 불리려 하고 있다. 월가 시위대는 선언문을 통해 “기업이 우리의 집을 압류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자본가에게 보너스를 주고, 노동자를 착취하고, 공공 서비스를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현실도 다르지 않다.


한국 정부는 외환위기 당시 쓰러져가는 은행을 공적자금 168조원 투입으로 회생시켰고, 2008년 경제위기 이후 6조의 구조조정기금을 또 지원했다. 하지만 세금으로 배를 불린 거대한 기업들은 회사가 어렵다며 정리해고로 노동자를 길거리로 내몰았고 비정규직에게 저임금을 강요했으며, 신규채용을 줄이고, 직원들의 임금을 삭감했다.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누려야 마땅한 교육과 의료, 수도와 전기, 가스와 같은 최소한의 공공재마저 자신의 돈벌이에 이용하기 위해 사유화하고 있다.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난 열차사고와 전기사고를 통해 볼 수 있듯 비싸고 안전하지 않은 공공서비스는 우리의 삶을 위협한다. 한미 FTA는 이러한 시장의 횡포를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다.


우리는 바로 이러한 사실에 분노한다. 호황기에 이윤을 독점하던 이들은 불황이 찾아오면 ‘고통분담’을 운운하며 모든 것을 빼앗았다. 수조원의 구제금융으로 되살아난 은행들은 살림이 어려운 서민들에게 고리의 대출을 주고 이득을 보고 있다. 반면 생활비가 없어도 국가의 구제조차 받지 못한 빈민들은 빚에 허덕이다 목숨을 끊고 있다. 이것이 바로 1대 99 사회의 단면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는 투쟁한다. 생색내기, 선심용 복지가 아니라 민중의 필요와 요구에 입각한 제대로 된 복지를, 강제퇴거 금지로 모든 사람의 주거/생존권이 함부로 빼앗기지 않기를, 정리해고/비정규직이 아닌 안정적 일자리와 더 높은 임금을, 마지막 생계 터전인 노점상을 내쫓지 않기를, 노숙인을 눈앞에서 치워버리기 급급해할 것이 아니라 공공역사를 중심으로 한 통합적 지원망을 세우기를 요구한다. 이 요구는 빈곤을 사회문제로 인식하는 첫걸음임과 동시에 모든 이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연대의 약속이 될 것이다. 탈락과 배제에 대한 공포가 우리를 병들게 해왔다면 누구나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약속은 우리를 건강하게 만들 것이다.


소수의 탐욕 때문에 생기는 극심한 경쟁과 공포는 이제 끝나야 한다. 우리는 분노한 전 세계의 민중들과 함께 99% 모든 이들의 연대로 우리를 위한 세상을 만들어갈 것을 결의한다. 99% 우리의 힘은 1%의 힘보다 강하다. 이제 새로운 세상을 위한 행진을 거침없이 시작하자!



1%에 맞선 99%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

노동권과 민중복지, 민중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



2011년 10월 15일

빈곤철폐의 날 집회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