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빈곤과 차별없는 세상을 위한 우리의 선언

 

고작 대통령 한 사람 바꾸자고 든 촛불이 아니었다. 광장에 터져 나온 한결같은 목소리는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는 외침이었고, ‘간신히 살고 싶지 않다는 절규였다. ‘더 나은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갖고 싶다는 열망이었다. 이번 대선은 이러한 국민들의 요구를 받아 안아야 하는 촛불 대선이다. 박근혜를 국민 손으로 끌어내린 지금, 촛불 이전과 이후는 달라야 한다.

 

빈곤은 불평등, 불공정한 사회의 결과다

 

헬조선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초과노동과 밤샘노동에 시달리고도 가난한 노동자들의 피땀이 서린 곳이다. 경제위기 때마다 정부는 노동자들에게 고통분담을 운운했지만 모두 살기 어려워진 것은 아니었다. 재벌들의 곳간은 가득 채워졌고, 노동자의 몫은 줄어들었다. 전 국민의 절반이 집 없이 살고, 한 해 300명의 노숙인이 거리에서 죽어가지만 2천 채가 넘는 집을 소유한 사람이 있는 나라, 바로 이 곳이다.

 

노동능력을 상실하거나 일자리를 잃었을 때 가난은 피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노인 중 절반이, 장애인 가구 중 삼분의 일이 가난한 사회에서 복지는 사유화된 시설로 대체되어 왔다. 시설 안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방임 등 인권침해, 시설의 이윤을 위한 비리는 한국 사회복지의 적폐다. 이를 바꾸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몫을 요구한다

 

우리는 빈곤의 문제를 한 사람의 곤란으로 치부하려는 태도야 말로 빈곤문제 해결을 가장 어렵게 만드는 일임을 선언한다. 뿌리 깊은 불평등, 차별과 낙인의 문제를 직시하지 않고 빈곤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요구가 실현될 때 평범한 모든 이들의 권리가 한 발 더 확장될 수 있다. 가난한 이들의 권리 확장에 함께 할 것을 모든 대선 후보들에게 요구한다.

 

빈곤과 차별없는 세상을 위해 우리는 우리의 몫을 요구한다. 집에서, 거리에서, 일터에서, 삶에서 더 이상 쫓겨나지 않겠다. 세상을 바꾸기 위한 우리의 선언에 귀 기울일 것을 요구한다. 우리의 몫소리를 들어라!

 


2017년 4월 26일

빈곤과 차별없는 세상을 위한 촛불의 요구,

19대 대통령선거 빈민장애인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