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서울로 7017, 홈리스도 함께 걷자!
퇴거가 아닌 상생으로, 단속길이 아닌 평등길로, 
서울 한복판의 차별없는 길로 다시 태어나길!


5월 20일부터 서울역 위 낡은 고가도로는 공원이 되고, 찾아오는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보듬게 될 것이다. 서울시는 이 고가도로를 ‘철거가 아닌 재생으로, 차량길에서 사람길로, 서울 한복판의 숨쉬는 길로 다시 태어’나도록 조성하였다. 하지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원길로 탈바꿈했지만 거리홈리스는 배제되는 공간이 될 것이라 예상된다. 

홈리스 인권 없는 서울로7017 조례안
공원 개장을 앞두고 언론에선 ‘시민 대(對) 노숙인' 구도를 만들며 거리홈리스의 존재 자체를 문제 삼고 있다. 그리고 서울시는 구체적으로 ‘서울로 7017 이용 관리 조례’(서울 274회 정례회에서 심의 예정)를 통해 홈리스에 대한 단속을 정당화하려고 한다. 조례에는 제 13조(행위의 제한)의 제 2항, ‘흡연, 음주, 눕는 행위’, 제 5항 ‘악취가 나게 하는 등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을 주는 행위’를 할 경우 경범죄처벌법 등으로 단속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규정은 표면적으론 공공장소에서의 특정행위(2항,5항)를 문제 삼겠다는 것이지만 대다수 가난에 처한 노숙인에게는 매우 불리하고 억울한 규정이 될 것이다. 빈곤으로 인해 노숙을 할 수 밖에 없는 거리홈리스의 불안정한 삶의 조건이 빚어내는 행위들을 불법 행위로 보고, 통행방해로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가난은 죄가 아닌데 말이다! 2011년 코레일의 ‘강제퇴거’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는 것은 다행이지만, 서울시에서 거리홈리스를 대하는 방식은 코레일의 그것과 전혀 다를 바 없다.

복지를 제공하는 서울시의 속내
서울로 7017 개장과 관련 거리홈리스의 문제를 해결하고 관리하기 위한 방법으로 서울시는 기존 시설입소 안내 및 지원인력 확충 외에도 일자리 제공, 임시주거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다른 속내가 있다. 예를 들면 올해 3월 30일 서울시에서 ‘노숙인 임시주거지원사업’의 예산지원을 작년보다 두 배(5억→10억, 600명→1,200명) 확대했다. 그러나 제공되는 복지는 근로 등의 활동을 의무화하는 워크페어 성격이 강하고, 입주자 서약서도 작성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 이는 노숙인복지법에 명시된 당사자의 권리로서의 복지지원이 아닌, 홈리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수단으로 복지지원을 활용하는 것이다.

홈리스도 함께!
거리홈리스에게 “고가공원이 완성되면 뭐가 달라질까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러자 “관광객도 많이 오고, 장사도 잘 될 거니까 우리나라가 지금보다 더 잘 살 수 있을 거야”라고 답했다. 곧이어 “그런데 우리(노숙인)는 못 들어가게 할 걸?”이라며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누구나 갈 수 있는 공원을 거리홈리스이기 때문에 못 들어갈 거라는 염려를 해야 하는 이들의 마음은 어떨지 생각해 보았는가? 
그렇지 않아도 서울로 7017 보행로 인근에 위치한 남대문쪽방 건물들이 헐렸고 그 곳에 살던 가난한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대신 그 곳에는 고층의 쌍둥이 빌딩이 우뚝 들어설 예정이다. 또한 서울로 7017 인근 부동산 시세가 연일 오르는 등 서울역을 중심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이 퍼지고 있다. 점차 서울역 거리와 쪽방 등 가난한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 사라지고, 그 곳에 더 이상 머물 수 없게 하는 문제들이 심각해질 것 같아 염려된다.

서울로 7017은 달라야 한다. 매일 서울역을 찾아오고, 서울역 안팎에서 살아가는 가난한 홈리스의 발길도 보듬을 수 있어야 한다. 가난을 차별하고, 위기에 놓인 사람을 퇴거하고, 정당한 권리를 누릴 수 없게 하는 반인권적인 행태를 멈춰야 한다. 홈리스를 차별하는 조례를 다시 살펴보고, 홈리스를 단속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지원이 아니라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인 지원방안과 예산을 책정해야만 한다. 부디 서울로 7017이 사람을 쫓아내는 길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다닐 수 있는 평등한 길이 되길 바라며 홈리스도 함께 걷자!


2017년 5월 19일

홈리스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