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결의문]

 

 

최저생계비 현실화와 민중생존권 쟁취를 요구하며 명동성당 투쟁을 전개했던여성중증장애인이자 노점상 그리고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최옥란열사가 떠난지 15년이 지났다하지만 2017년 현재에도 전국 곳곳의 최옥란들이 자신의 삶을 걸고 투쟁하고 있다.

 

우리는 2017년의 최옥란도시빈민 노점상철거민이다!

경제발전과 이윤창출만을 목표로 빠르게 달리는 한국사회에서 도시빈민들의 삶은 무참히 쫓겨나고 내몰리고 있다거리 위 노점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겠다는 노점상인들의 삶은 도시미화·디자인을 이유로 강제철거 당하고 있다건설사와 투기자본의 더 많은 이윤만을 목표로 한 재개발정책은원주민들을 철거민으로 만들어 거리로 내쫓고 있다이윤 앞에 무너지고 짓밟힌 삶을 되찾기 위해 생존권을 요구하는 도시빈민들에게는 불법이란 딱지가 씌워져 폭력과 모욕을 마주하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2017년의 최옥란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이다!

장애인들은 지역사회가 아닌 수용시설에 갇혀 자기 삶의 선택권조차 빼앗긴 채 온갖 폭력과 인권유린을 마주하며시설이 만들어 놓은 시간표에 맞춘 삶을 살아가고 있다노숙인 복지 법은 제대로 서지도 않은 상황에서 노숙인들은 공공역사와 공원에서마저 쫓겨나고명의도용요양병원 등 온갖 범죄에 노출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빈곤에 처한 누구에게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겠다던 기초생활보장제도는 부양의무자기준을 통해 가난의 책임을 그 개인과 가족에게 떠넘기며 117만 명이라는 거대한 사각지대를 방치하고 있다.

 

지난겨울 광장에 서 함께했던 1000만 촛불은 우리사회가 더 이상 특정 소수만을 위한 불평등사회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더 나은 사회로 만들자고 다짐했다오늘 이곳에 모인 우리는 2017년을 살아가고 있는 또 다른 최옥란이며광장에 함께 했던 1000만 촛불의 일원이다우리는 도시빈민과 장애인의 생존권이 온전히 보장되는 세상차별과 빈곤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불평등이 해소되고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길의 시작임을 선포하며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열사정신 계승부양의무제 폐지하라!

하나장애등급제 폐지장애인수용시설 폐지하라!

하나노점감축정책 중단노점상 생존권 보장하라!

하나선대책후철거순환식개발 이행하라!

 

 

2017년 3월 25

<최옥란열사 15주기열사정신계승부양의무제폐지! 325빈민·장애인대회참가자 일동